유전자 분석,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다

유전자 분석 시장 현황


국내 대표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세계적인 과학기기 업체인 미국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국낸 대표적인 유전자 분석, 검사 서비스 기업 '마크로젠'과 3자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건설과 실험기기, 유전자 분석이라는 이질적인 업종의 대표 주자들이 만난 것은 아파트 입주민에게 유전자 검사를 통한 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대건설은 언론보도를 통해 식단, 운동, 수면 관리부터 병원과 연계한 응급 의료 서비스까지 차별화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하였다.

[현대건설,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마크로젠 3사 업무협약]


개인의 유전 정보를 비즈니스에 활용하겠다고 나선 것은 현대건설만이 아니다. 제약사와 병원들은 일찍부터 질병 관련 유전자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현재는 건설이나 화장품, 백화점처럼 질병과 상관없는 업종들까지 유전자 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질병뿐 아니라 미용과 운동, 식성 등 개인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면에서 유전적 정보가 유용해졌기 때문이다. 유전자 분석업체들은 '유전 정보의 민주화'가 의료비 절감하는 동시에 유전자에 기반을 둔 새로운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건설에서 유통, 화장품까지 유전자 바람


현대건설이 유전자 분석 서비스로 기대하는 것은 입주민의 '올 라이프케어 하우스(All Life-care House)'이다. 힐스테이트나 디에이치가 단순한 '생활공간'을 넘어 '삶의 가치를 높이는 곳'으로 진화해온 만큼 이번에는 건강관련 케어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한다는 것이다.

유전자 검사는 마크로젠이 맡고, 써모 피셔는 검사 장비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마크로젠 회장은 "가족의 유전 정보를 해독하면 질병이나 외모, 식성이 어떻게 유전됐는지 더 잘 알 수 있다"며 '가족사를 유전자로 해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가족이 함께 사는 주거공간이야말로 유전자 검사를 하기에 최적인 집단인 셈이다.


[현대건설의 '올 라이프케어 하우스' 개념도]

현대건설 사장도 "물리적인 변화를 거듭해온 주거공간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중심 대전환을 통해 입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전방위로 케어하는 능동적인 주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을 앞세운 서비스 개발은 이미 다른 건설사에서도 고민 중이다. 모바일 앱으로 입주민의 수면 패턴을 관리하고, 혈당, 혈압 정보로 맞춤형 건강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국내 디지털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아파트 단지에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설사 서비스가 스마트홈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한정되고 있는 반면, 현대건설은 여기에 유전 정보를 결합해 생명공학 분야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의 대중화


인간의 유전 정보를 모두 밝힌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 Human Genome Project)'가 완료된지 20년이 넘었다. 또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가 나선형 구조임을 밝힌 지 70년이 넘었다. 게놈은 DNA의 인간 유전 정보 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유전물질인 DNA는 데옥시리보핵산(deoxyribonucleic acid)의 약자로, 아데닌(Adenine), 구아닌(Guanine), 사이토신(Cytosine), 티민(Thymine) 등 네 가지 염기로 구성된다. 생명의 설계도라고 하는 유전자는 염기들이 배열된 순서에 따라 모든 생명현상을 관장하는 단백질을 만드는데, 게놈 해독은 DNA에서 염기들이 배열된 순서를 밝히는 것을 지칭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전자 검사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게놈 해독 비용이 획기적으로 떨어진 덕분이라고 이야기 한다. 게놈 프로젝트 초창기에는 한 사람의 게놈 지도를 완성하는데 30억 달러(3조 9천억)가 들었다. 지금은 1인당 2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덕분에 과거 과학자들만 다루던 유전 정보는 이제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의료정보가 되었다. 

유전자 검사의 표준이 될 게놈 지도도 더 정교해졌다. 2001년 처음 나온 인간 게놈 지도는 백인 한명의 유전자만 해독한 것이었다. 현재는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인간 범유전체 참조 컨소시엄(HORC)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네이처(Nature)>에 47개 인종의 유전체를 바탕으로 만든 인간 범유전체 지도의 초안을 공개했다. 새로운 게놈 지도는 인종에 따른 질병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의료를 구현하는 데 새로운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멸종 인류에서 장내 세균 유전자 분석까지, 질병 정복 기대감 높아져



유전자 검사의 정확도와 예측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인종을 넘어 멸종한 고대 인류와 영장류, 세균 유전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2023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는 전체 영장류의 86%에 해당하는 233종의 영장류 703마리의 유전체를 분석한 논문 10편이 실렸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가장 가까운 영장류의 유전자를 알면 질병 유전자의 변화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영장류뿐 아니라 멸종한 고대 인류로도 확장되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에서는 오늘날 아시아인과 유럽인은 누구나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1~2%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오늘날 인류에게 남은 고대 인류의 유전자를 규명하면 질병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실제로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코로나와 싸우는 유전자가 네안데르탈인에서 왔음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네안데르탈인에서 물려받은 유전자 3개가 코로나 중증 위험을 22% 낮춘다"고 2021년 국제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밝혔다.


[출처 : 현대건설, https://www.hdec.kr/kr/newsroom/news_view.aspx?NewsSeq=829&NewsType=FUTURE&NewsListType=news_c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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